리뷰. 아이패드 미니 5세대 1년 사용 후기 및 E-book 리더로서 쓸만한가?
작은 아이패드의 마지막 모델(?).
아이패드 미니 4가 출시된 게 2015년입니다. 미니 5의 출시일이 2019년이니 애플인걸 고려하더라도 오랜만에 나왔습니다. 추측컨대 아이패드 미니는 4를 기점으로 단종시킬 예정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작은 아이패드에 대한 수요층은 남아 있었고 그들의 반응이 어느 정도일지 확인하기 위해 출시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기존 폼펙터를 사용한 만큼 개발비용도 새로운 모델보다는 크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패드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미니 모델을 계속 가지고 갈 거 같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스마트폰이 커짐에 따라서 점점 아이패드 미니를 구입할 이유 역시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망설이지 않고 아이패드 미니를 구입한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1. 애플 펜슬을 통해 다이어리를 대체하기에 기존에 쓰던 아이패드 프로 1(9.7인치)은 크기가 컸습니다. 수첩만 한 사이즈가 좋았습니다.
2.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최신 AP칩셋을 쓸 수 있어 실사용에서의 버벅거림이 없을 것.
3. 집에 있는 이북 리더를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페이퍼 프로, 크레마 그랑데)
오늘의 주제가 이북으로서의 가치기 때문에 총평 빠르게 하고 본론 들어가겠습니다.
아이패드 미니는 제가 최근 구입한 애플 제품 중 가장 큰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실제 생활 패턴이 바꿨습니다. 사이즈는 작아졌고 무게는 35% 가량(프로11인치 468g, 미니 308g) 가볍기 때문에 손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아이패드 미니의 크기는 양손이 고정된 상태에서 엄지만으로 쿼티 키보드를 편안하게 타이핑할 수 있었습니다. 손에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에 항상 들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케이스도 빼고 씁니다. 거치를 하고 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손에서 떠나지 않으니 메시지나 알림에도 편하게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선순환이었죠.
빠른 AP칩셋이 있어서 동영상 편집(긴 영상에서 클립을 따는 정도, 혹은 고프로로 가벼운 영상 만들기)은 하기도 편했고 랜더링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아이패드의 단점으로 불리는 한쪽 스피커는 에어팟으로 메웠습니다. 어차피 이러면 똑같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작은 태블릿이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하는 대부분의 작업을 대체하게 됩니다. 결국 대화면, 고성능 스마트폰에 대한 필요성이 감소합니다. 그래서 올해 새로 나온 아이폰 se 2세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폰 프로를 구입할 돈으로 아이폰 se + 아이패드 미니를 사는 게 더 가성비 좋다고 판단했고, 지금까지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이북 리더로서는 어떤가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장점. 태블릿 중 E-book보기 가장 좋은 모델
태블릿 중 최고로 눈이 편안한 디스플레이
아이패드는 매우 높은 326 ppi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면이 매우 깔끔합니다. 그리고 트루톤 기능으로 눈에 편한 화이트 밸런스를 자동으로 맞춰주기 때문에 눈의 피로가 덜합니다. 마지막으로 화이트 포인트라는 기능을 활용하면 최대한 백그라운드의 빛을 억제하여 눈에는 보이지만 눈뽕은 없는 적정 밝기로 눈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저는 이렇게 단축어 만들어 놓고 쓰고 있습니다. 전환할 때마다 밝기의 차이가 느껴지실 겁니다. 그래서 이북으로 볼 때는 항상 화이트 포인트를 적용하고 봅니다.
또한 매거진 혹은 만화의 칼라 페이지를 볼 때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새하얀 배경은 매거진의 화면을 그대로 보는 듯한 색감입니다.(이전 포스트에서 말했듯, 반대로 일반 만화책은 A4용지에 인쇄한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장단점이 있죠)
책 탐험에서 바로 독서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사용자 경험
이북 리더는 전자잉크 패널을 쓰기 때문에 연속으로 움직이는 상황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잔상이 남기 때문이죠. 그래서 스크롤링을 하는 행위 자체가 매우 피곤합니다. 쓰지 말라는 거죠. 그래서 책을 찾을 때는 홈페이지 혹은 핸드폰으로 찾아서 나의 서재에 넣어두고, 그 뒤에 이북리더기에서 다운을 받아서 봅니다.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는 lcd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 상관없이 바로 추천 도서 목록을 찾아보고 평점 및 후기를 확인하고 나의 서재에 담아 바로 책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권을 동시에 보는 패턴이라면 아주 이상적인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속이 시원한 책 다운로드 및 로딩 속도 페이지 넘김
A12 바이오닉 칩을 가지고 있는 아이패드 미니는 일반 책은 말할 것도 없고 PDF로 된 책들까지 거침없이 다운로드하여 로딩합니다. 그리고 좌우를 오가는 페이지 넘김 혹은 원하는 페이지를 찾기 위한 좌우 스크롤링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이패드 미니의 속도로 책을 훑어볼 수 있습니다.
소설처럼 쭉 읽을 때는 상관없지만, 자기 개발서의 경우는 오고 가며 밑줄을 치고 다시 봐야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에 차이가 납니다. 일반적으로 페이퍼 프로 혹은 크레마 그랑데를 통해 읽으면서 밑줄 등 마킹을 해놓고 다시 볼 때는 아이패드 미니를 활용합니다.
추가로 프로세서의 체감 속도를 표현하자면,
로딩 시 속도는
아이패드 미니 >>>>>>> 크레마 그랑데 > 페이퍼 프로 순서입니다.
1 페이지 넘김 속도는
아이패드 미니 = 페이퍼 프로 > 크레마 그랑데입니다.
이 부분이 의외였습니다. 로딩 자체는 크레마가 확실히 빠르지만 독서 모드에서 1페이지씩 넘길 때 그랑데가 살짝 늦다는 감이 있습니다. ap의 차이보다는 터치 입력의 민감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물리 버튼으로 확실한 피드백을 주는 페이퍼 프로와 터치로만 넘겨야 하는 크레마 그랑데의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크레마 그랑데가 못 쓸 물건은 아니고 리뷰를 위해 번갈아 써보니 그렇다는 것이고, 쭉 읽다 보면 적응됩니다. 어제도 크레마 그랑데로 베르나르의 고양이 1권을 다 읽었습니다. 몇 년간 서점에서 눈길만 주었는데 리뷰를 목적으로 보게 됐습니다. 포스팅 마치고 2권까지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단점. 독서환경에 절대 우위는 전용 리더기에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태생적 차이,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지는 않음
아무리 아이패드 미니가 눈에 편한 LCD라고 하지만, 전자잉크 패널보다 편할 수는 없습니다. 다들 스마트 폰 및 모니터에서 나오는 빛에 익숙하기 때문에 충분히 편한데 뭐가 다르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북 리더로 30분 이상 독서를 하신다면 넘을 없는 벽이 있습니다. 앞서 아이패드 미니의 프로세서 속도가 넘사벽이듯, 장시간 독서에서의 패널 차이는 비교가 불가합니다.
제가 아이패드 미니를 구입하고도 이북 리더를 방출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로 인해 한 달에 책 한 시간이라도 더 읽을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페이퍼 프로나 크레마 그랑데 중에는 하나 조만간 방출할 듯...)
독서 환경의 차이
1. 문단 간격 미적용.
저도 비교해보다가 처음 알았습니다. 분명 같은 밀리의 서재를 통해 본 내용입니다. 먼저 글자체와 굵기가 다르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걸 보고 아이패드가 더 섬세한가?라고 생각하려는 찰나 더 중요한 차이를 발견합니다.
문단 간 줄 간격 보이시나요? 어쩐지 같은 책은 왔다 갔다 하면서 읽는데 지나치리 만큼 아이패드는 집중이 되지 않았던 이유가 이거였습니다. 줄 간격은 가독성에 큰 영향을 줍니다. 사실 패널의 기술적인 차이만 보고 있었는데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군 시절 행정병 시절의 눈으로 보건대 아이패드 미니의 경우 문단 간격이 적용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뭐 디바이스에 따라 이런 일이 생길 수는 있지만 소설에서 이런 오류는 지속적으로 집중력을 갈아먹습니다.
(추가수정) 문단간격은 패드도 앱에서 적용할 수 있습니다
2. 집중할만하면 오는 알림 + 간편한 앱 전환
이거 생각보다 큽니다. 개인적으로 독서를 하려고 하면서 고비는 15분~20분인 거 같습니다. 그 뒤로는 사소한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쭉 보게 되는데, 그전에 카톡, 이메일 알림 하나에도 앱을 전환하게 됩니다. 그러면 끝입니다.
3. 손에 감기는 느낌
미니도 손에 닿는 느낌이 좋습니다. 하지만 크레마 그랑데에 비교하면 무게감이 있습니다. 리디 페이퍼 프로와는 비슷합니다. 그리고 두께가 크레마가 살짝 두꺼운데 그래서 손에 들기에는 더 편한 느낌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제질이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인데, 크레마 그랑데의 질감은 손끝에 살짝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반면 알루미늄인 아이패드 미니의 경우 온도의 차이가 느껴집니다(굳이 말하면 열전도율의 차이). 처음엔 더 차갑고 장기간 백그라운드 작업이 돌아갈 경우 발열도 생생하게 손끝으로 느껴집니다. 손에 땀이 나는 것도 느껴집니다. 물론 엄청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독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지의 관점에서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적었습니다.
총평.
아이패드 미니는 생활 패턴을 바꾼 아이템
가벼운 무게와 사이즈로 한 손으로 들기 부담 없고, 양손으로 타이핑도 잘됩니다. 두 가지 요인으로 손에서 놓질 않습니다. 카톡도 하고, 서핑도 하고, 영상 클립도 따고, 필기도 하고, 누워서 넷플릭스도 보고, 그냥 달고 삽니다.
셀룰러기 때문에 외부에서 사용성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동기화도 잘돼서 기기안 연동성도 만족스럽습니다. 여기에 이북 리더로 까지 확장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추가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구매 가이드라인
구매 추천
1. 태블릿이 필요한데 대학 전공서적을 볼 건 아니다.(전공책 보려면 11인치 이상)
2. 밀리의 서재 / 리디 셀렉 등 구독 중인데 책이 눈에 잘 안 들어온다.
3. 독서만을 위한 전용기기는 부담스럽다. 하나의 기기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
구매 비추천
1. 이미 이북 리더가 있다.(저도 포함이긴 한데 업무용 셀룰러 모델이 필요했습니다.... 변명 아니에요 ㅠ)
2. 폰은 이미 대화면이고, 독서 목적이 크다.(가격도 싸고 이북리더기 추천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하단에 공감(하트)은 저에게 큰 보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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