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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리뷰

리뷰.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 3년 사용 후기 및 사용 팁(feat. 아이패드 미니 / 크레마 그랑데)

리뷰.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 3년 사용 후기(아이패드 미니 / 크레마 그랑데 다 써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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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우 : 크레마 그랑데 / 페이퍼 프로 / 아이패드 미니 5) 디바이스가 많다고 다독을 하는 건 아닙니다.

 

 

구입 이유 및 설명

 

2012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는(아... 시간 참...) 가방 무게를 줄이고자, 아이패드 2를 구매해 강의 자료를 넣고 다녔습니다. 나름 얼리어답터로 태블릿을 들고 수업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게 들고 다닐 때는 좋은데, 막상 공부를 할 때는 뭔가 종이랑은 다른 이질감에 집중에 방해가 되었습니다. 요즘은 해상도도 좋아지고 트루톤(애플에 화이트 밸런스 맞춰주는 기능)도 들어가셔 많이 개선되었지만, 액정에서 나오는 빛 자체가 주는 피로감은 그때나 지금이나 존재합니다. 

 

그래서 장시간 봐야 하는 경우는 종이책을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다 친구의 이북리더(리디 페이퍼)를 접했습니다. e-ink로 액정 자체에서 빛이 나기 않기 때문에 눈에 주는 피로감이 없습니다. 며칠 빌려서 써보고 구매를 결심했습니다. 소설만 읽을 거라면 액정이 조금 작아도 괜찮았겠지만, 만화책 등을 고려해서 액정이 큰 페이퍼 프로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또 경쟁 모델이 있었죠. 크레마 그랑데입니다. 당시 여러 리뷰를 보며 찾아봤지만, 물리 버튼이 주는 손 맛 및 큰 액정, 베젤 속에 살짝 들어간 크레마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이패드 미니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이북 리더 용으로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듬해에 결국 크레마 그랑데도 구입해서 결과적으로 다 써봤으니 객관적으로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를 설명드릴 수 있게 됐네요.

 

 

장점. 구매 후 만족스러운 점

 

종이 책 보다 읽기 편합니다.

 

전자잉크기 때문에 직접적인 빛이 나오지 않습니다. 밝은 곳에서는 밝은대로 잘 보이죠. 물론 백라이트를 켤 수 있습니다만, 낮에 읽을 때는 켤 일이 없습니다. 가독성은 종이책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태블릿이기 때문에 장점도 있습니다. 바로 가볍다는 것이고, 한 페이지씩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종이책을 한 손으로 보는 것은 힘듭니다. 침대에 옆으로 누워서 보는 것도 불편합니다. 하지만 페이퍼 프로는 가능합니다. 남는 손으로 커피를 홀짝거려도 독서의 흐름이 끊기지 않습니다.

 

무게도 250g으로 어지간한 종이책보다 가볍습니다. 참고로 아이패드 미니 5는 308g(셀룰러)입니다. 아이패드 미니로 책 볼 때는 케이스 빼고 생으로 쓰는데 이런 경우에 50g의 차이는 생각보다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스펙상 차이는 있지만 실 사용 시 무게감은 비슷합니다. 제가 남성인 점은 참고하시고요.

 

답답하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은 7.8인치 디스플레이

 

 

 

물리 버튼이 주는 아날로그 감성

 

페이퍼 프로를 고른 가장 큰 이유입니다. 지금은 단종됐지만, 구형 페이퍼와 비교해도 차이점은 물리 버튼이 위아래로 양쪽에 배치되어 어느 손으로 들어도 앞 뒤로 가는 것을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왼손으로 잡아도 앞으로 뒤로~

 

 

 

오른손으로 잡아도 앞으로 뒤로~

 

저는 위쪽을 누르면 뒷 페이지로 가게 해놨는데요, 기본 세팅은 반대입니다. 손으로 잡아보면 엄지가 닿는 곳이 위쪽에 있기 때문에 저는 이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는 독서 모드 안에 있는 뷰어 설정에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홈 화면 설정에는 없습니다. 저도 이거 리뷰한다고 메인 설정 페이지에서 한참 찾았네요. 짤로 보여드릴게요.

 

 

페이지 넘김 버튼 설정은 바꾸는 걸 추천합니다.

 

책 넘기는 맛이 좋고요, 대신 클릭음이 있기 때문에 자기 전에 볼 때는 배우자의 숙면을 위해 화면 터치를 씁니다.

 

 

만화책을 봐도 선명한 액정

 

글만 볼 거면 ppi가 낮더라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만화책을 볼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효과음 같은 표시가 매우 작은 글씨로 써져 있기 때문이죠. 페이퍼 프로는 300 ppi(1인치 안에 몇 개의 픽셀이 있는가)로 아이패드 미니 326 ppi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크레마 그랑데는 265 ppi입니다. 다 사용해본 입장에서 의미 없는 거 같습니다. ppi는 픽셀이 눈에 들어와야 불편한데 그림 아무거나 띄워놓고 눈에 힘주고 봐도 도트를 인지하기 힘듭니다. 구형 페이퍼는 잘 보면 네모난 픽셀이 들어옵니다만, 그 뒷 세대들은 ppi를 논하는 게 의미가 없었습니다.

 

 

선명도의 차이는 없습니다.

 

아이패드 미니의 경우 배경이 A4용지 같은 흰색이기 때문에 종이책 같은 맛은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입니다. 아이패드 미니 디스플레이야 두 말할 게 없으니 페이퍼 프로의 화면을 확대해서 찍어 봤습니다. 

 

 

[아니 그거- / 응 무슨 일이야?] 이런 작은 글씨도 잘보입니다.

 

예전 만화책 하루 종일 보던 추억도 살고 뒹굴거리면서 볼 수도 있으니 이럴 때 페이퍼 프로의 대화면이 빛이 납니다. 이렇게만 말하면 픽셀이 보인다는 게 뭔가 싶을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 모니터 화면을 카메라로 확대해 찍어봤습니다.

 

 

모니터는 멀리서 보기 때문에 느끼지 못하지만 카메라로 이렇게 가까이 찍으면 이렇게 네모난 픽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선 비교 사진이 ppi로 끝판왕인 아이패드 미니다 보니 감흥이 없어 보였을 수 있으나, 이렇게 모니터랑 비교해보니 차이가 확 납니다. 다시 올려서 위의 페이퍼 프로 확대 사진을 보시면 선녀 같이 보일 겁니다. 

 

 

 

 

단점. 아쉬운 및 개선 사항

 

프로세서가 너무 느려요...

 

애초에 앞 뒤 페이지 넘기는 정도의 성능을 전제로 개발했기 때문에 프로세서가 좋지는 않을 거라는 점 모두 인지하실 겁니다. 책 볼 때는 괜찮은데, 책을 보기까지의 과정은 많이 답답합니다. 와이파이를 잡고, 구매 목록으로 들어가서 내가 산 책을 클릭해서 다운을 받고 그 책을 로딩하기까지의 과정이 답답합니다. 

 

 

내 서재 스크롤링. 반응이 느립니다. 전체적으로 느려요.

 

 

그나마 이것도 영상 남긴다고 한 번 로딩시킨 다음에 찍은 겁니다. 처음 할 때는 더 느립니다. 페이퍼 프로가 나온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습니다. 차세대 이북리더나 나올 시기가 됐다고 봅니다. 물론 시장이 작아서 큰 기대는 없습니다만, 프로세서가 그래도 빠릿빠릿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급하게 책 내용을 찾아볼 때는 아이패드 미니를 씁니다. 로딩 및 페이지 넘기는 속도의 차이가 5배 10배는 납니다. 

 

 

 

이북 패널의 한계, 잔상 해결책은 전용 인터페이스 개발

 

위의 짤방에서 느린 반응과는 별개로 화면이 지지직하는 잔상이 남는데, 이는 전자잉크의 물리적인 한계이기 때문에 이해합니다. 하지만 페이퍼 프로는 리디북스 전용으로 나온 디바이스입니다. 잔상이 남는 특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크롤링이라는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건 앱 개발에 고민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구매 목록에는 페이지 별로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일단 짤방 보시죠.

 

구매 목록. 이 정도면 본전 뽑았죠?

 

반응이 느려 답답하긴 하지만 스크롤링으로 인한 잔상으로 눈이 고통받지는 않습니다. 내 서재도 페이지를 넘기는 식으로 UI를 만들어야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정리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의 맛을 살려준 기기

 

단점도 있지만, 페이퍼 프로를 구매하고 잊고 있던 독서라는 취미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구매 이유도 새해 목표 책 읽기라는 식상한 목표도 있었지만요. 그래서 연말연시를 앞두고 생각이 났습니다. 새해 목표로 책 읽기를 생각 중인 분이라면 시간은 지났지만 구매를 추천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저는 정가로 구매했습니다만, 지금 169,000원으로 내려갔네요. 그래도 조금 비싼 거 같습니다만 독서의 가치와 재미를 다시 찾고 싶다면 의미 있는 투자가 될 거 같습니다(아니면 중고 찾아보셔도 좋을 거 같고요).

 

구매 목록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구입 후 월 1~3권씩은 읽었습니다. 지금은 밀리의 서재도 이용하고 있어서 그 뒤로는 밀리에 없는 것만 리디에서 구입해서 페이퍼 프로에서 보지만요. 지금 주력은 크레마의 열린 서재로 밀리를 쓰지만, 리디 셀렉트의 도서가 다양해진다면 페이퍼 프로에서 쓸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넘어갈 의향이 있습니다. 그만큼 3가지 기기 중 가장 좋은 독서 경험을 주었습니다.

 

한해를 마치며, 독서 좋아하세요?

 

집콕엔 커피(네스프레소 버츄오)와 페이퍼 프로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입니다. 특히 영상자료가 많아졌죠. 최근 유튜브 1,2시간 멈췄다고 뉴스도 크게 나오더라고요. 가끔 하는 독서는 다른 경험을 줍니다. 적극적으로 읽는 행위를 하지 않으면 페이지는 넘어가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내용은 글자 단위로 스캔하며 넘길 수 있습니다. 영상을 보다가 10초 뒤로 가니 찾는 내용을 지나간 거 아닌가 싶어서 다시 앞으로 10 초가는 일이 없습니다. 다사다난한 2020년이었고 집에 있는 시간도 많아졌습니다. 책에 손이 자주 갑니다.